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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데 천재님이 살려줬어 - 넘버스 Season 1.

   사실, 난 미드 매니아이지만 요 근래 미드를 일절 손대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런데 요 근래 무직자가 되어서 할 일이 없었다. 아니, 뭐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닌다고 바쁜건 바쁜거고. 일하느라 바쁜거랑 일자리 알아보느라 바쁜거랑은 느낌이 다르지. 집에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꺼낸 건 미드. 나의 첫 제물(?)은 '넘버스' 라는 미국 드라마였다.

  미국 드라마는 수사물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넘버스는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미국 드라마다. 그간 별 히안한 수사물을 다 봤었다. 첨단 과학수사라는 CSI를 시작으로 해, 실종자 찾는 수사물,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해서 추적하는 수사물, 사기꾼이 탐정으로 나서는 수사물, 사이코패스가 살인범을 찾는 수사물, 뼈로 수사하는 수사물...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수사물이 범람했다. 넘버스는 제목이 보여주는 그대로! 수학을 이용하는 수사물이다. 뭐 나올때도 되었다! 사실 여러 만화책이나 소설책등 탐정이 등장하는 문화컨텐츠 물에서 적어도 한번 이상은 다룬다. 수학자가 살인범을 잡는다거나 수수께끼를 푼다던가. 

  넘버스 자체는 별 특이할 것 없는 일반적인 드라마였다. FBI 고문이라는 사람이 천재 수학자이고 팀장님의 동생이라는 거? 에이, 우리가 여태껏 봐 왔던 미국 드라마를 추산해서 볼 때 그다지 특이할 것도 없는 이력인데? 평범한 옴니버스 구조에, 두세편 보면 지루함을 느낄 법한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어 나같은 폐인도 연달아 네편 보니깐 더 볼까~ 라는 생각이 잘 안들더라. 단락단락의 에피소드를 관통시킬 만한 거대한 이야기 흐름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단락단락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즌 1은 끝이 났다.

이번에는 수학으로 계산해서 범인을 찾는다! 새롭지?.....글쎄. (이미지: fox tv)



  나는 넘버스가 평이 그다지 좋지 않을 거라 생각을 했지만 생각보다 평이 괜찮았다. 왜 평이 좋지? 왜 이걸 재미있다고 느끼는 걸까? 넘버스의 여러 세부 요소들을 나열해 보면, (1)'천재' 캐릭터의 등장 (2) 주역은 형제, 형제는 둘다 전문직 종사자 (3) 일보다는 가족 (4) 직장내 연애를 계획(?)하는 형제 정도로 줄여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 중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는 부분은 (1)이 아닐까.

      -'천재' 캐릭터의 등장
 
  어쩌면 이 소재는 '한국인' 들이 제일 열광하는 소재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천재'를 좋아한다. 바로 옆에 천재가 있으면 시기하고 질투하고 까내리기 일쑤이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천재는 찬미하고 칭송하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일거수일투족을 궁금해 한다. 천재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나 드라마는 종종 있어왔고, 그 작품 내의 해당 천재 캐릭터는 굳이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급이라고 해도 인기 캐릭터 중 하나였다.

  천재 캐릭터가 인기 있는 이유는 두가지 정도가 있는데, ㄱ. 천재 그 자체의 신비성  ㄴ. 이성의 매력중 하나 로 정리한다.

  ㄱ. 천재 그 자체의 신비성
 
  사람들은 천재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한다. 그것은 천재는 우리와 정말 다른 종류의 인간이고 별세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 경향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이다. 으레, 천재에 대해 묘사하기를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싸이코, 알 수 없는 사람 등으로 묘사한다. 천재가 가져 오는 그 신비성은 그들의 무한한 재능에 기초한다. 비록 가상의 인물이긴 하지만, 드라마속에서 보는 천재라는 성향을 가진 캐릭터에 우리는 남모를 기대감 같은 것을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천재가 나오는 드라마에서 천재가 인기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부터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Smart is sexy!(출처: hey julie)

 
칼텍(Califonia tech) 천재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드라마, 빅뱅이론도 그런 기대감에서 시작한다. 뭐라고 궁시렁 거리는 지는 알아듣긴 힘들지만, 어쨋든 뭔가 말이 안되고 웃기는 상황인가 보다 하고 재미를 느낀다.

  ㄴ. 이성의 매력중 하나 - 지성미

  소설 창작론에서 말하길, 소설을 쓸 때 전문직에 종사하는 인물을 사용할 때 내가 잘 모르더라도 전문용어를 꼭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전문직 다운 전문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 하기 때문이다. 왜 좋아하는가? 그것은 "있어보임"에 기초한다.

   남들과 다름을 뽐낼 때, 그것이 남들과 다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에서 크고 작은 단체들은 그들 끼리만의 은어와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굳이 경찰이 아니라고 해도 경찰복을 입고 경찰들이 쓸 법한 용어를 쓰면 근사한 경찰이 된 것 같고, 의사 가운을 걸치고 의사들의 전문용어를 늘어놓으면 의사가 아니라도 의사가 된것 같은 그럴듯한 느낌을 가진다. 마찬가지로 드라마에서 '천재'라는 캐릭터는 어떤 한 분야에 특정적으로 두각을 보이고 극전문적 성향을 보이는 인물로 묘사를 하는데 넘버스의 찰리도 마찬가지이다. 천재 수학가로 젊은 나이에 대학 교수직에 있으며 응용수학이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FBI에서 고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천재에 열광한다. 그들의 끝없는 재능에 그들 자체에 어떤 신비성을 부여하고 불가해한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대중은 천재를 사랑한다. 천재에 대한 대중의 사랑을 정말 잘 보여주는 대상은 바로 오늘날의 김연아 라는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은 김연아에 열광하고 김연아를 칭찬한다. 너무 많이 봐서 질린다 싫다 라고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은 김연아 인물 그 자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주위 반응 때문에 싫다는 것 뿐이다. 


내가 넘사벽 천ㅋ재ㅋ


  바로 옆에 있는 천재는 싫어하지만 우리가 다가갈 수 없는, 범접할 수 없는 천재에 대해서는 경외심을, 애정을 표현한다. 천재라는 존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드라마나 영화 속 천재 케릭터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나며, 넘버스는 사실 그런 관심에 의해 재생된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아직 시즌 1만 본 상태이기 때문에 전부를 말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어쨋든 시즌 1에 대한 느낌은 이렇다. 캐릭터가 천재라서 산 드라마..... 물론 재미있게 봤다. 찰스가 찌질거리는 거 하며 형이랑 지지고 볶고 싸우는 거 하며, 감초인 레리 박사가 한번씩 한마디 던져주는 거 하며, 나름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매 회마다 지나친 반복형 구조에 천재케릭터 외엔 별 다른 개성이 보이지 않는 평범한 드라마... 라는 게 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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